본문 바로가기
책 & 영화 리뷰

드라이브 마이 카(하마구치 류스케)1. 슬픔과 삶

by 똘똘한 똘이장군 2022. 8. 10.

영화 드라이브 마이카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을 영화로 만든 작품입니다.

2014년에 문학동네에서 출판한 하루키의 단편 집 [여자 없는 남자들]에 수록된 첫 번째 단편 소설입니다.

또한 안톤 체호프의 [바냐 아저씨]라는 희곡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을 미리 읽어보고 영화를 보면 더욱 좋겠지만 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이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는 그 자체로 완벽하기 때문입니다.


굳이 하루키의 원작을 알지 않아도 체호프의 [바냐 아저씨]원작을 몰라도

아니 살면서 무라카미 하루키나 안톤 체호프를 처음 듣는 사람이 봐도

충분히 모든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세 시간에 달하는 이 영화는 그만한 시간을 투자할 가치 그 이상을 주는 작품입니다.

영화의 가장 큰 이야기는 오토의 죽음과 가후쿠, 다카츠키, 그리고 미사키의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는 슬픔과 삶에 대해 말합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계속해서 살아야만 하는 이유를


주인공 가후쿠는 비행기가 결항되었다는 소식에 떠나던 출장을 되돌려 집으로 돌아왔고

어디선가 들리는 아내의 신음소리에 의아한 마음을 품었습니다.

그리고 가후쿠의 눈앞에는 아내의 외도라는 현실이 드러납니다.

하지만 가후쿠는 그 자리를 피하는 선택을 합니다.

이후 두 사람의 대화가 묘하게 빗나가기 시작하고 무언가를 결심한 듯한 아내 오토는
가후쿠에게 오늘 돌아오면 할 말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후쿠가 집으로 돌아오자 아내 오토는 쓰러져 있습니다.

지주막하 출혈로 인한 급사.

그녀가 전하려던 말은
외도를 끝내고 남편과 함께 하겠다는 것 일지

아니면 남편과의 이별을 의미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아니 외도와는 무관한 전혀 다른 주제였을지도 모릅니다.


전 하려던 말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제 아내 오토의 마음을 확인할 방법이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2년 후 새롭게 연극제 감독을 맡게 됩니다.

언제나 그렇듯 가후쿠는 아내와 대화하듯 아내 오토가 직접 녹음해준 대사를 들으며 운전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직장에서는 사고 방지차 운전기사를 고용해 주겠다고 했고

운전하면서 희곡의 대사를 확인하는 것은 자신에게 중요한 습관이라는 걸 강조하고,

차량도 낡아서 자신이 아니면 운전하기 어렵다고 거절하지만

결국 가후쿠는 고용된 운전기사 "미사키"에게 자신의 차를 맡겨야만 했습니다.

미사키가 처음으로 차를 운전하는 장면에서 약간은 허탈한 듯한 가후쿠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미사키는 가후쿠의 낡은차를 너무나 능숙하게 운전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았던 차가 너무도 쉽게 미사키에게 적응하는 걸 보면서
마치 내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았던

나의 아내가 다른 남자에게 안긴 모습을 보는 듯한 당혹스러움을 표현하는 듯합니다.

미사키의 운전이 나쁘지 않았던 가후쿠는 내일 오전 8시에 모시러 오겠다는 미사키의 말에

곧장 대답하며 그렇게 둘의 계약은 성립됩니다.

이후 동료에게 초대 받은 식사자리에서 가후쿠는 미사키의 운전에 대해 말합니다.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속도 감속도 아주 부드러워 중력이 느껴지지 않아요.
차 안이란 걸 잊을때도 있어요.

다양한 사람이 운전하는 차를 탔지만 이렇게 편한 건 처음이에요.

그녀에게 운전을 맡기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미사키는 그 말 이후 어색하고 불편한 사이가 해소 되었는지

자연스럽게 강아지를 쓰다듬습니다.

영화는 둘의 유대 관계가 발전한다는 것을 두사람의 대화에서 보여줍니다.

그리고 미사키가 말한 훌륭한 운전습관의 비밀은 "학대"


중학생밖에 안 되는 아이에게 운전을 시키고 조금이라도 잠에서 깨게 만들면

폭행을 퍼부었던 엄마의 가혹함이 만든 미사키의 습관이었습니다.

아무리 험한 길을 운전해도 결코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던 훌륭한 운전 습관이

학대라는걸 듣게 된 가후쿠는 이내 말을 더 이어가지 못하는데
미사키는 가후쿠에게 그저 고맙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마음을, 숨겨둔 진실을 누군가에게 전한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 걸까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