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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영화 리뷰

대한민국 남자들의 상처 7 - 폭 력. (feat D.P)

by 똘똘한 똘이장군 2022. 7. 29.

탈영한 조석봉을 체포한 한호열과 안준호의 태도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합니다.


그래도 참아야지. 참지 않으면 어쩌겠느냐.

억울한 일을 좀 당해도 피해를 좀 봐도 내가 참고 넘어가고, 

가슴 아파도 일단 잊어야지 어쩌겠느냐.

살면서 억울한 일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모두 참고 사는 거죠.

하지만 조석봉은 그 정도 말로 치유되기에는 너무나 많이 당했습니다...

조석봉은 착한 마음과 인내심, 이성이 유지되는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막바지에 조석봉은 분노만이 남은 짐승처럼 보입니다.

상대를 눌렀다며 황장수가 겁 먹고 물러서게 만들었다는 데에서 오는 희열을 느끼며 웃는 모습은

한국판 조커라고 할만큼 섬뜩했습니다.



그렇게 조석봉은 해서는 안될 범죄를 저지르고 끝내 자신의 손으로 생을 마감하려 합니다.

자신을 둘러싼 특임대와 한호열과 안준호와 황장수 앞에서

뭐라도 해야지. 뭐든지 변하지 않겠냐고 되묻던 조석봉은

자기가 할 수 있는 마지막 길이 자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살을 한다고 변하지 않고 구타로 누군가가 죽어나가도 변하지 않습니다.

죽어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습니다. 

살아 있어야만 무언가를 바꿀 수 있죠.

하지만 그 안에 있는 그 누구도 조석봉을 말리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는 끝이납니다.


 

드라마는 황장수를 개선이 불가능한 악마로 만들고 그의 악날함을 끝까지 부각해서 

인간다움을 빼앗아 가는 흔한 클리셰를 따라기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악마와도 같은 악당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전쟁터에서 혹은 치안이 무너진 환경에서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군대를 오는 평범한 청년들 사이에 악마는 없을 겁니다.

대부분은 황장수처럼 적당히 비겁하고 겁도 많고

누워있는 고참의 말 한마디에도 거역하지 못하고

짬 대우를 해 준다고 만족하는 전형적인 소인배의 모습일 뿐입니다.

사실 용감하지도 배짱이 있지도 않고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짓밟는데 익숙하고

남들보다 쉽게 잔인해질 수 있는 쓰레기일 뿐 입니다.

그리고 약한 사람을 짓밟는 것만으로도 자기가 강하게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황장수는 자기를 찾아온 조석봉을 두려워하고

납치되었을 때에는 제대로 저항도 하지 못하고 

살려달라고 비는 모습을 보면 이 쓰레기 같은 황장수 역시 

그냥 약한 인간이라고 드라마는 말 합니다.


조석봉이 왜 그렇게 자기를 괴롭혔느냐는 질문을 하자 황장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래도 되는줄 알았다"라고.. 



별 거리낌도 없이 했다는 겁니다. 별생각 없이 재밌으니까.

불과 얼마지나지 않은 우리 세대에도 폭력교사라는 말이 있듯이

만약 지금 그들을 만나 왜 그랬냐고 물어보면 비슷한 말을 할 겁니다.

그때는 다들 그랬다고. 그래서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고.


결국 무지인 죄인 것이죠. 황장수는 무식하고 모자란 사람입니다.

황장수가 남긴 말은 폭력에 대한 근본을 말합니다.

상대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기에 얼마든지 잔인해질 수 있고 

폭력적으로 변할 수 있는 겁니다.

어렸을 때 개미나 잠자리 같은 곤충들의 몸을 갈가리 찢으면서 놀 때

내면에 폭력적인 악마가 내재되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곤충에 고통이나 생명의 대해서 별다른 관념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성장하고 성인이 된 우리는 이제 곤충을 가지고 그렇게 놀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상을 찌푸릴 일이죠.


황장수는 그러면에서 덜 자란 어른입니다.

현대사회는 이런 이들을 받아줄 곳이 없습니다.

충동적이고 상대에 대한 배려가 없는 이들은 사회 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 것이고

사회는 이런 이들에게 친절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군대는 오히려 이런 이들이 활개 치기 좋은 환경이라는 것.

그 환경이야 말로 이 모든 비극의 원인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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