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에피소드의 최준목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최준목을 찾으러 가면서 한호열이 하는 말은
탈영병이 얼마나 갈 곳이 없는 불쌍한 존재인지 보여줍니다.
친구들이 입대 사실조차 모를 정도로 조용했던 이 인물은
군대에서는 먹잇감이 되기 쉬운 캐릭터였습니다.
코를 곤다는 이유로 가혹행위를 하며 못 자게 하고 낮에는 졸면 안 된다고 때리니
최준목에게는 쉴 곳이 없습니다.
그에게 군대는 잠조차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지옥과도 같은 곳
탈영하는 사람들이 가장 큰 원인 한가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바로 군대 내의 가혹행위.
특히 최준목 같은 사람은 사람의 성품상
남을 아프게 하거나 공격하지 못할 인물입니다.
아마 이런 인물들은 체제도 순응적이고 인내심도 강한 타입 일 겁니다.
하지만 군대는 이런 사람이 견디기 힘든 곳이고 그 괴롭힘이 탈영으로 이어집니다.
한호열과 안준호에 의해 체포됐던 그 순간에도
최준목은 아무도 없는 그 지하철이 너무나 편안하다고 했습니다.
2년의 군생활 동안 그에게 편안한 순간은 없었고
앞으로도 없으리라는 걸 잘 알기에 마음 아픈 그런 부분이죠.
군인이 되면 왜 그렇게 가혹행위를 하게 되는 걸까요?
왜 그렇게 사람을 괴롭히고 못살게 구는걸까?
그런 군인들이 문제인 건 아닌가? 하는 물음입니다.
DP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자 물음 그 자체입니다.
최준목을 괴롭히고 구타한 이들의 악행을 일상적인 듯이 말합니다.
군대 간 병사들은 저마다 힘들고 자기를 지키느라 괴롭기 때문입니다.
정작 본인들도 언제나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기에
다른 사람의 일은 나랑 상관없다는 이기적인 태도를 취하기 마련입니다.
이들에게는 어떠한 동기부여도 목표 의식도 없습니다.
그저 전역 날을 기다리며 세월아 내월아 시간을 보내는 게전부인 병사들에게
괴롭힘 당하는 병사들을 챙겨주고 부족한 사람을 배려해 주고
이끌어 주기를 바라는 건 너무나 비현실적입니다.
누군가는 악역을 자처하고 누구라도 이기적으로 변하는 곳
그렇게 만드는 곳이라고 드라마는 말하려는 듯 합니다.
DP의 세번째 에피소드는 가장 이질적입니다.
다른 DP와의 공조를 하고 안준호의 격투 장면이 가장 많이 나온다는 면에서
재미요소가 가장 많은 에피소드 입니다.
그리고 정현민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정현민은 게임만하고 아버지에게도 폭력성을 드러내고
여자 친구를 구타하면서 돈을 뜯어내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인간쓰레기...
이렇게 폭력적이고 공격적인 인물이지만
인내심의 부족으로 군대에서 적응에 실패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못 견디고 대책이 없는 탈영을 했습니다.
우선 한호열과 안준호가 정현민의 여자친구를 찾으러 간 백화점에서 그녀의 직장 동료인 이지은은
처음에는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한호열이 건넨 반창고에 마음을 엽니다.
그리고 그녀의 발목이 난 상처와 갈라진 발뒤꿈치를 보여주죠.
이 여성들의 노동의 반창고로 보여주지만 실제 이들이 일하는 현장은 감정노동의 장입니다.
이지은이 반창고에 반응하고 마음을 연 건
자신이 일하는 감정노동의 현장에는 이러한 따뜻함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몰아세우고 따지고 갑질하는 손님들이 주는 상처에는 누군가가 작은 반창고라도 주지 않으니까요.
문영옥은 이지은 처럼 백화점에서 일하는 여성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에피소드의 초점은 정현민이 아니라 그의 여자 친구 문영옥에게 맞춰지며
노골적으로 다루기 어려운 여성들의 삶의 현실을 비춥니다.
정현민는 자신의 여자에게 가혹한 인물이었고
문영옥은 그런 정현민을 돕기 위해 백화점을 연차 내고 화류계로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안준호와 문영옥이 가까워지는 이 부분은 문영옥이 안준호에게서 자신과 같은 분위기 읽었고
안준호도 문영옥에서 어머니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남편에게 맞으면서도 버텼던 사람.
그 어른스러움안에 깊은 외로움과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돈을 필요로 하는 영옥의 입장을 알고 그녀에게 매춘을 제안하는 세상
DP가 그리는 청춘의 삶은 이처럼 험난합니다.
마지막까지 300만원을 들고 정현민을 찾아간 것을 보면 문영옥은 정말로 순진한 여자입니다.
겉으로는 그렇게 폼을 잡고 뭔가 있는 것처럼 굴지만
알고 보면 답도 없이 정현민을 끝까지 믿는 순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정현민에게 돈 준다고 바에서 일을 했던 거죠. 2차 제안까지 받아가면서..
그리고 정현민이 그런 문영옥에게 다시 손찌검을 하려고 들 때
문영옥의 허탈함을 여실히 느낄수 있습니다.
문영옥이 돈을 들고 달아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녀를 향해 있었던 동정의 시선이 사라지지만
목적은 보다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누군가를 동정하고 연민의 정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런 작금의 현실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는 걸 말입니다.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보이는 어두운 곳
돈이 필요한 젊은이들을 가장 탐하는 곳
그 젊은 육체를, 노동을 착취하는 곳
세상은 젊은 사람들의 노동을 착취하면서 돌아갑니다.
이는 군대 역시 마찬가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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