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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영화 리뷰

[ 위플래쉬 ] 2. 심리적인 2차 가해자

by 똘똘한 똘이장군 2022. 10. 31.

플레처는 초침까지 정확히 9시에 강의실로 들어옵니다.


플레처 : 오늘 연습곡은 위플래쉬다.

(칼같이 움직이는 플레처 밴드의 학생들)

순조롭게 연습이 진행되나 싶던 그때

플래처 : 그만! (연주 중단) 정말 화가 나는군. 

누군가 음을 틀렸어. 범인이 먼저 자수하면 좋겠는데..

(메츠 앞에 서서) 범인이 여기 있었네 괜찮아. 연주해

(트롬본 연주자 메츠의 연주를 체크하는 플레처)

플레처 : 네가 음을 틀렸다고 생각해?

메츠 : 네...

플레처 : 근데 왜 말을 안 했나!!! 메츠, 돼지 같은 엉덩이 당장 치워.

넌 경연에 나갈 자격이 없어. 음악은 건성으로 하고 먹는 것만 밝히니까. 당장 꺼져!!!




아마도 플레처는 이런 행동을 줄 곧 보여왔을 겁니다.

어떤 의미에서 플레처는 자신의 권위가 저런 모습에서 나온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저 장면에서 박자를 강조하고, 음정 틀리면 안 되고

통제력을 가지려는 강박적인 행동은 플래처의 내면을 암시합니다.



학생들도 플레처를 무서워하는 게 여실히 느껴지는 것이

플레처가 등장만 해도 얼어버린 학생들의 모습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장면을 보는 동안 계속 숨이 막히는 게 누가 음정을 틀렸다면서 자수할 것을 강요합니다.



쫓겨난 당사자는 물론 지켜보고 있는 모든 학생에게도

정서적 학대를 하는 행위입니다.

언어폭력도 신체적 폭력 못지않은 외상을 줍니다.



(결국 음정이 틀렸다는 이유로 밴드에서 쫓겨나는 메츠)

그런데!


플레처 : 음정을 틀린 건 메츠가 아니다. 

에릭슨 너였다. 하지만 모르는 것도 죄가 되지.


연습 당시 음정을 틀렸던 건 사실 쫓겨난 메츠가 아니라 에릭슨이라는 학생이었습니다.

플레처는 이사실 역시도 알고 있습니다. 

 

왜 잘못 없는 메츠를 쫓아낸 걸까요?

이 장면의 핵심은 가장 취약한 대상을 골라 괴롭힘으로써

본보기를 보여줬던 겁니다.

"봤지? 내가 이 정도야. 내 말 잘 들어" 라고 말하는 셈입니다.

지나가는 학생들 : 메츠는 군것질할 시간에 연습이나 하지..

같은 밴드부 학생들도 메츠가 잘못한 게 아니란 건 알고 있을 텐데

학생들도 오히려 메츠 탓을 하는 듯한 대화를 합니다.




이런 모습은 학교 폭력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모든 학생이 플레처의 타깃이 될까 두렵지만

저렇게 명확한 희생양이 있으면 일시적으로 해소되는 불안감으로 인해

오히려 그 희생양 탓을 해서 심리적으로 편해지는 겁니다.

세상은 공정하기 때문에 

좋은 일은 착한 사람에게 생기고

안 좋은 일은 나쁜 사람에게 생긴다는 

사회심리학 이론입니다.

 "나는 저런 일을 당하지 않을 거야"라고 

본인 스스로를 안심시키는 기제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즉 피해자를 탓함으로써 불안감에서 벗어나는 심리인 것입니다.

피해자에게는 이런 원리에서 2차 가해자가 생기게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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