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처는 앤드류에게 같이하고 있는 드러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카네기홀에서 열릴 자신이 준비 중인 무대에 함께 오르자고 제안합니다.
앤드류는 고민 끝에 플레처의 제안을 받아들여 JVC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는 선택을 합니다.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앤드류에게 공연 시작 전 플레처가 다가와 조용히 말합니다.
플레처 : 내가 호구로 보여?
플레처는 앤드류에게 엿을 먹이기 위해 그를 무대로 부른 것이었죠.
그리고 공연을 시작해 버립니다.
플레처 : 친근한 곡들을 연주하기 전에 신곡으로 문을 열겠습니다. [ 업스 윙잉 ]입니다.
그리고 앤드류에게 미리 얘기한 것과 다른 곡을 지휘하기 시작하는데...
전혀 모르는 곡이었기에 앤드류는 계속해서 실수를 했습니다.
결국 앤드류는 망신을 당한 채 무대를 떠나지만
무대를 응원하러 왔던 아버지가 무대 뒤로 달려와 앤드류를 안아주며 위로해줍니다.
그런데 뭔가 결심한 듯 다시 무대에 오르는 앤드류
그리고 플레처가 관객에게 소개하기도 전에
앤드류는 드럼 연주를 쏟아 내기 시작합니다.
앤드류 : (옆 연주자를 보며) 신호 줄게요. [카라반]이에요.
앤드류는 플레처의 밴드 단원에게 큐사인을 내립니다.
일제히 연주를 시작해버린 밴드.
그리고 머쓱해진 플레처는 어쩔 수 없이 지휘를 시작합니다.
그렇게 연주가 끝나는 듯했던 순간
앤드류는 연주를 끝내는 사인을 무시한 채
단독으로 연주를 계속하며
플레처에게 자신의 큐사인을 기다리라고 말합니다.
앤드류를 엿 먹일 플레처의 계획은 완벽했습니다.
인생이 바뀔 수도 있는 기회인 JVC 재즈 페스티벌 무대
그곳에서 망신을 당한 앤드류는 평생 낙인이 찍혀버릴 테니까요.
플레처는 자신의 해고에 대한 복수를 앤드류에게 하는 계획이었지만
앤드류의 아버지는 자존감이 무너진 앤드류가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임을 일깨워주었습니다.
무너진 자존감을 회복한 앤드류는 다시 무대에 오르고 그곳에서
플레처의 심리적 종속에서 벗어나 능동적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위로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항상 앤드류를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응원해주었던 건 아버지였습니다.
하지만 앤드류는 가족에게 플레처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친척들과의 식사자리에 앤드류의 음대생활을 얘기할때
앤드류 : 20세기 최고의 뮤지션이 되는 건 누구한테나 성공이죠.
아버지 : 34살에 술과 마약에 찌들어 비참하게 죽은 찰리 파커는 내 기준에선 성공했다고 보진 않는다.
앤드류 : 34살에 비참하게 죽지만 오래 오래 회자되는 게 90살까지 심심하게 살다가 잊히는 것보다 낫죠.
아버지의 표정이 굳습니다.
앤드류는 아버지의 이혼을 저격하며 부모님 입장에서는 너무 끔찍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앤드류가 심리적으로 여유 있는 가족에게 플레처의 모습을 보이며 언어 폭력을 하는 모습은
폭력의 대물림 이라는 무서움을 우리에게 다시 일깨워줍니다.
아마도 아버지는 앤드류의 변화를 눈치채고 있었을 겁니다.
앤드류가 너무 드럼에만 매몰 되어가고 예민해져 가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걱정스러운 나머지 다른 진로를 권유하기도 했으니까요.
혼신의 독주를 하고 플레처를 바라보는 앤드류
둘은 서로 큐사인을 주고받으며 마지막 연주와 함께 영화는 끝이 납니다.
마지막 장면은 참 복잡한 혼돈의 장면입니다.
심리적 지배와 정서적 학대의 관점에서 영화를 봤지만
마지막 무대에서의 성공으로 앤드류에게는 두 가지 중 하나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지휘자를 무시한 채 독단적으로 연주한 모습을 보면 플레처 같은 지배자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플레처에게 당한 아픔을 잘 알기에 그런 학생들을 배려하는 사람이 될수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신체적인 학대나 폭력에만 주의를 기울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정서적 학대와 언어폭력은 경시되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사람의 마음을 지배하고 종속시키고 언어로 상처를 주는 정서적 폭력은
신체적 폭력 못지않게 마음을 갉아먹고 상처를 남깁니다.
우리는 영화에서 울리는 경고처럼
심리적 지배와 정서적 학대, 언어폭력 위험성에 대해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감정의 깊은 여운을 남기는 영화 위플래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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